살아라, 반드시 살아 남아라 ··· 자우림의 ‘피터의 노래’

위안은 잠시이고 일상은 계속된다. 세상은 50억개, 아니 이 작은 나라에만도 5000만개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거대한 용광로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그 흐름에 몸을 맡기지 못하거나 혹은 맡기고 싶지 않은 상황(!)을 견뎌내고 있다. 세상과의 느슨관 관계를 꿈꾸는 것이 단지 청춘의 치기일까에 대해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이 세상은 이미 궤도를 수정하기에는 너무나 늦었을 만큼 낭떠러지를 향후 폭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협조하지마’라고 일갈하는 도올의 책을 읽으면서, ‘쫄지마’, ‘속지마’ 키득거리면서 비웃으면서, 무엇보다 지난 절망을 다시 곱씹으면서 들어볼 만한 노래가 바로 ‘피터의 노래’다.


피터의 노래

자우림 8집 음모론(陰謀論) 수록곡,
김윤아 작사・작곡

어느 새 우리들의 모험은 끝이 나 버렸네.
어디라도 갈 수 있었지, 자유로운 새처럼.
시간은 우리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줄 알았었네.
세상 따위, 언제라도 버릴 수 있다 생각했네.
라라라라 라라라라 어린 날의 치기와
라라라라 라라라라 살아 갈 많은 날들.

때로는 살아가는 것이 죽기보다 힘들고
지켜내야 할 많은 것이 이 어깨를 눌러도
시간이 우리들에게 무언가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여전히 우리는 아이인 채 세상을 비웃고만 있겠지.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행복의 파랑새와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우리가 버린 것들.

때로는 나를 버리려 했고 때로는 세상을 버리려 했고
때로 나 혼자만 그런 줄 알았고.
가지고 있는 줄도 모르는 채 잃어버리는 줄도 모르는 채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줄 모른 채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어린 나의 치기와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살아갈 많은 날들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행복의 파랑새야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제발 머물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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