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고된 자를 위한 응원가

노래를 듣고 있으면 오르막길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진로에 대한 끝을 알 수 없는 방황을 앞둔 졸업, 달콤한 시기를 지나 공존의 방식을 고민하는 결혼, 문득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중년의 시기 등 하나같이 답을 찾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 곡은 가사 한마디 한마디 가볍지 않고 정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덕분에 그런 절망의 순간에 들어도 충분히 위안이 될 것 같은 명곡이다.  

사실 이곡을 만든 윤종신의 작업방식도 오르막길을 건너는 훌륭한 대안일 수 있을 것 같다. 한 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다소 가벼운 이미지를 쌓아오던 윤종신은 지난해 말부터 한달에 싱글 앨범 하나를 발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꾸준히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들어보면 이른바 ‘윤종신 스타일'(예를 들면 가사 기준 두번째 문단에서 세번째 문단으로 넘어가는 부분의 간주)을 집어낼 수 있을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범작 이상을 내놓는 것을 보면 창작의 영역에서도 천재성 못지 않게 성실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실제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나태함에 빠지는 순간 더이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마저 잃게 된다. 꾸준한 성실함이야 말로 ‘한걸음 또 한걸음’ 절망의 터널을 건널 수 있는 원동력이다. 작은 일이라도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일을 정해서 실천해보자. 그것은 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결국 나 자신과 미래에 희망을 수혈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일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저 수많은 실패사례들이 증명한다. 정말 힘들 때는 이런 노래라도 듣자. 윤종신의 ‘오르막길’은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고된 자들에게 보내는 위로다.

오르막길
작사 윤종신 / 작곡 윤종신, 이근호
편곡 조정치 / 노래 정인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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