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theEnd to the end 끝까지 본 작품들에 대한 짧은 기록
*강조 표시는 추천 콘텐츠
- 글/그림 현군, 상성락, 추공
- 성장형 캐릭터 작품이 대부분 그렇다. 초반에 주인공을 둘러싼 조건과 환경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이런 극한의 조건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단계까지가 가장 흥미롭다. 어느 순간 성장의 시간과 폭, 방식이 너무 쉬워지는 순간 그림만 보고 휙휙~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이 작품은 이런 지루한 공식(?)을 작화로 극복했다. 전투씬 자체가 세밀하게 보이는 연출은 아니지만, 시원시원하게 공간을 쓴 덕분에 보는 쾌감이 상당하다. 등장 인물들이 평면적이고,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식의 결말이 다소 이질적이지만, 오락물로서는 나쁘지 않다.
- 커밋 패티슨 저, 윤신영 역, 김영사 출판
-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 화석 ‘아르디’ 발굴을 둘러싼 이야기다. 고인류학의 문외한 입장에서 놀라운 사실을 몇 가지 배웠다. 1. 인류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될 화석이 아직도 제대로 발견되지 않았다 2. 이를 밝히는 방식이 사실상 수작업이다. 퇴적층이 비교적 잘 보존된 에디오피아 같은 지역에서 화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을 찾아 몇년, 몇십년에 걸쳐 조심스럽게 발굴한다 3. 발굴에는 돈이 많이 든다. 미국을 비롯한 몇몇 정부 혹은 가문이 큰손이다. 이들은 동시에 고인류학계의 막강한 권력 실세다 4. 일단 화석이 발굴돼도 이를 둘러싼 학자간 견해가 천차만별이다. 오랜 경험과 최신 기술이 곁들여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상상과 해석의 영역이다. 결론적으로 진화론(자체가 아니라)을 실증해 가는 인프라(!)가 생각만큼 견고한 것 같지는 않다. 책에는 고인류학계 내부의 주요 인물이 실명으로 등장하는데, 아직도 활동하는 사람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전반적으로 흥미롭지만, 고인류학계의 여러 이해 관계와 인물, 국가, 조직이 뒤얽혀 있어 스토리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 정보라 저, 래빗홀 출판
- 단편 여러 개를 묶은 연작 소설이어서 그런지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초반의 집착적인 만연체가 중후반에 희미해져서 더 그런 것 같다. 사실 외계 생명체가 지구 생명체에 의해 드러난 이후 스토리는 거의 진행되지 않는다. 닫힌 결말까지는 안 바라지만 세계관을 더 확장해 연작 소설을 쓸 생각이 아니라면 이런 구성은 좀 아쉽다. 그럼에도 가끔씩 훅~ 들어오는 반짝반짝 빛나는 문장 덕분에 읽는 재미가 확실하다.
- 김애란 저, 문학과지성사 출판
- 문체가 톡톡 튄다. 여러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인데, 단편의 첫 문단을 시작하는 순간 읽는 이를 그 인물, 그 공간 속으로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굉장하다. 반면 읽다보면 그 흡입력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너무 세밀하고 적나라하게 묘사한 일상의 폭력성 혹은 무심함 때문에 더 읽어 내기를 주저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도,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침이 고인다> 등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마구 찾아 있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문득 이 작가가 단편이 아닌 장편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미친(?) 작품이 나올 것 같다.
그밖에
- 장국의 알타이르 캐릭터 디자인과 내용이 도무지 적응이 안된다. 꼬마들이 무슨 대륙 통일이니 권력 투쟁이니 하고 있으니..
- 캐슬바니아 시즌 1~2 결국 있는(?) 집 부자 관계가 문제다. <스타워즈>의 ‘아임 유어 파더’에서 한발도 나가지 못한다.
- 일곱 개의 대죄 시즌 1 애매하고 아슬아슬하다. 애매한 것은 캐릭터인데, 강한 것인지 약한 것인지, 착한 것인지 못된 것인지,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슬아슬한 것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다. <드래곤볼>이 약간 유치한 꼬마들 장난 같은 느낌이라면, 이 애니는 닳고 닳은 변태가 꼬마 모습을 한 것 같달까.
- 노다메 칸타빌레 3번째 정주행. 예전에 읽었을 때는 해외로 나간 2부 성격의 파트가 어수선하고 이질적이라고 느꼈는데, 생각보다 잘 짜여진 구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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